#. 케이프타운 Cape Town 으로 가는 길 .. 우스터 Worcester를 지나다.
프린스 앨버트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약 400키로가 남았다. 첫날의 대장정 덕분인지 탓인지 400키로가 정말 가깝게 느껴진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때는 바깥 풍경을 구경하다가도 1.2.3…초 fade..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잠이 든다. 덕분에 대중교통으로 이동할때 내가 기억하는 풍경은 출발할때 지점 정도였다. 도착할때는 어두워져있거나 자다깨서 밖을 볼 여유가 없다. 어찌보면 남아공 고속도로에서 깨어있는 상태로 쭈욱 고속도로 전경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가든루트로 유명한 N2 고속도로 만큼이나 N1 고속도로도 정말 아.름.답.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이 펼쳐지는가 싶다가도 간간히 웅장한 산맥들이 나타나고 다시 또 평원을 달리고.. 가수들이 강약조절로 감정을 표현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듯, N1 고속도로의 끝 (케이프타운 방향)을 향해 달리는데, 훌륭한 가수의 노래 한 곡.. 아 길이가 짧다. 우리네 명창이 완창하는 긴 판소리를 듣는 것 같은 감동을 준다.
멀리서 바라보던 웅장한 산맥들이 가까워진다. 그 아래 평지에 포도밭들이 보인다. 우스터 Worcester쪽을 지난다.우스터 지역은 원래 강수량이 연평균 2000m를 넘을 정도로 풍부해서, 이쪽에 포도나 올리브 농장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몇년 남아공에 가뭄이 문제가 되어서 댐 수위를 걱정하는 기사들이 자주 눈에 보였고, 지역별로는 물도 제한적 공급을 시행한 곳도 적지 않게 있었다.
농장들이 많다보니 일자리를 찾아 온 흑인들의 거주지 ‘삭 (Shacks, 판자촌)’ 들이 보이고, 남아공 정부의 하우징 정책으로 새로 지어진 모던하게 개조된 집들이 함께 도로 주변으로 많이 보인다
도로 갓길에서 포도를 직접 팔려고 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인다. 집으로 가는 길이였다면, 고민없이 한 상자를 샀겠지만, 긴 여정길이 아직 남아있는 관계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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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스터 Worcester 휴게소
케이프타운 입성까지 120여키로 남겨놓고, 시포와 나는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우스터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가고, 우리 시포가 좋아하는 짭짤한 감자칩을 하나 사려 한다. 기대하지 않고 들렀던 우스터 휴게소는 내가 여태 들려본 휴게소 중에 단연 베스트라고 뽑을 수 있을만큼,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또한 우스터 산맥을 배경으로 확 트인 전망을 바라볼 수 있어, 오랜 운전으로 지쳤을 눈에게 짧지만 보상을 할 수 있다.. 혹시 N1 고속도로로 케이프타운을 입성할때, 화장실이 가고 싶지 않더라도, 커피한 잔 하며 우스터 휴게소에서 쉬어가길 강추한다.
휴게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우스터 지형도가 인상적이다.
내부에 스파 Spar 편의점이 들어있고, 브라이며 빵류 파이류도 팔고, 커피, 레스토랑들도 있다.
비다에카페 vida e caffee 앞쪽으로 테이블들이 놓여져 있고,
외부에도 테이블이 놓여져있고,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적 디자인의 미끄럼틀도 있다.
뒤로, 우스터 산맥의 전경들이 보인다.
잠시 충전을 완료하고, 짭짤한 감자칩 한 봉지를 시포와 나눠먹으면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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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널을 지나다. 위그노 터널 Huguenot tunnel
남아공 고속도로를 다니면서 터널은 처음보았다. 예전에 내가 다녔던 곳 중에 또 다른 터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면상태였을것으로 추정! 확실히 깨어있는 상태에서 터널을 영접한건 처음이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을 보고나서는, 터널 지날때는 왠지모르게 살짝 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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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프타운 도착! 그리고 그린포인트 Green Point!
터널도 무사히 지나고, 2시간 뒤,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의 숙소, 그린포인트 Green Point에 위치한 ‘네버앳홈 Never@home’에 도착!!
이런,, 이 숙소는 작년에 시포와 케이프타운 여행왔을때도 묵었던 곳인데, 그때도 깜박했는데 올해도 또.. 숙소에서 사진을 한장도 안찍었다. 우리가 찍은 유일한 숙소 사진은…
아직 언니들은 희망봉 투어 중이라, 언니들이 올때까지 시간이 남아 시포와 나는 그린포인트로 향했다. 예전에 내가 씨포인트 Sea point 쪽에 거주한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린포인트나 씨포인트쪽은 케이프타운을 올때마다 꼬옥 들리게 된다. 추억 속 고향집마냥 반드시 들리게 된다.
첫날에만해도 추워서 수면양말 꺼내 신고 잤었는데, 케이프타운 오늘 날씨가 이상하다. 우리가 도착한 이 하루만 37도까지 온도가 올랐다. 기상일보를 보니 요즘 계속 22-25도 정도 수준인데, 오늘만 갑자기 미친듯이 더워졌다. 그래서 숙소에 체크인만 해놓고 바로 바닷가로 향했는데, 그래도 더운 열기가 올라온다. 조금만 덜 더웠다면 시포와 손잡고 씨포인트까지 걸어가볼까 했는데.. 덥다 더워! 그냥 벤치에 잠시 앉았다가 뒤편에 주유소를 들러 기름을 가득 채우고 숙소쪽으로 돌아가있기로 한다. 예전에 이 숙소 근처에 있었던 비다에카페가 그립다. 있었다면 당장 들어가서 아이스커피칠러 하나 들이켰을텐데.. 숙소근처에 중국집과, 로코마마 햄버거집, 예전부터 있던 바 정도 밖에 없어서 언니들이 곧 올거 같아 일단 숙소 맞은편 주차장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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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프런트 Waterfront 로…
드.디.어. 언니들과 상봉! 😍 저녁 6시즈음 도착할 거라 예상했는데 7시즈음 언니들이 도착했다. 알찬 희망봉 투어를 잘 끝내고 기분좋게 내린 언니들을 픽업해서 바로 워터프런트로 향했다. 시간이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기도 해서, 워터프런트에서 구경 +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일찍 도착했다면, 다른 곳에 있는 몇몇 레스토랑을 이야기해줘서 언니들에게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그러기에 시간이 너무 타이트해질듯 하여 바로 워터프런트로 고고!
마침 토요일밤이라 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정해진건 아니지만 저녁도 먹어야하고 구경도 간단히 해야하고 마트에서 장도 보려면 시간이 조금 부족하여, 공연은 패스! 주말 저녁이라 워터프런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레스토랑들도 자리가 없는 곳이 많았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들은 이미 여유 테이블이 없는 관계로 자리 있는 곳으로 찾다 케이프타운 피시마켓 Cape town Fish market 레스토랑으로 갔다. 케이프타운 피시마켓은 체인점이라 남아공 전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레스토랑인데, 가급적 그 지역에만 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언니들에게 맛보여주려고 했으나, 실..패! 체인점이라도 맛이 없는건 아니라, 우리는 각자 원하는 씨푸드 플래터와 생맥주 500cc 한잔씩 시켜서 남아공에서의 첫 만남을 기념하며 맛나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기념품 가게를 잠시 들린 뒤, 픽앤페이 PnP 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나니 이미 저녁 10시라 우리는 바로 숙소로 돌아갔다.
언니들과 만난 첫 날은 그렇게 정신없는 저녁이 흘러갔고, 내일의 빡센 여러 일정들을 위해 우리는 일찍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