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6일,
내 인생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발을 디뎠다. 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탄자니아에 나가게 된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탄자니아가 있는 아프리카.. 아니 아프리카가 그냥 한 나라인것 마냥 생각했었고, 그 안에 탄자니아라는 나라가 있는지도 몰랐었다.
늘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아프리카는 지리적으로도 너무나 먼 곳이었고, 아는 것이라야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탄자니아, 매우 낯선곳이었지만, 처음 도착하여 공항에서 빠져나와서 본 현지모습에서 내가 느낀건
‘평화롭다~’와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은 여름이었지만, 남반구에 위치한 탄자니아는 ‘겨울’이었던지라, 내가 기대했던만큼 덥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한국보다는 시원한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정말 새파란 하늘덕에 어찌보면 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수 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버스에 타서 시내로 이동하면서 봉사단원 선배가 해주는 설명을 흘려들으며 쳐다본 밖의 풍경은 참으로 평화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높은 빌딩 하나 없고, 고개를 들어 올리지 않아도, 내 시선에서 늘 하늘이 보였다. 그것도 참 푸른 하늘이 말이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사람들의 표정이 참 밝았다.

시내에 도착했다. 일단, 환전을 해야 한다는데, 환전소의 모습이 참으로 무시무시했다. 환전을 해야한다는데, 환전소 앞에는 철창이 있고, 그 앞에는 장총으로 무장한 경비원이 서있었다.
‘하바리~’
무시무시할것 같던 경비원이 하얀이를 내보이며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며, 문을 열어준다. 뭐 이리 해맑은 웃음인지… 환전을 하고, 당장 그날 저녁 물이라도 마셔야하니 그 옆에 있던 슈퍼마켓으로 갔다. 생각보다 크고 우리네 LG 슈퍼마켓이나 농협슈퍼마켓 규모의 모던한 마트였다. 킬리만자로에서 생산됐다는 생수와 몇가지 먹거리를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다. ‘하~’ 뭐랄까 한국과는 사뭇다르다. 우리의 계산대에서는 늘 경직되거나, 혹은 연습된 웃음으로 우리를 반기는데, 이곳 캐셔들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웃으면서 그네들끼리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다. 수다가 우선이고 우리물건 계산하는 것은 뒷전의 일인 셈으로 보이는데,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이제 막 도착해서 몇시간 동안 본 풍경과 상황들이 한국과는 확연하게 다른게 참 신기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는데 앞에 다 큰 남자둘이 손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다 큰 어른이 손 꼭잡고 걸어다니면서 이야기하는것도 한국에선 참 낯선 풍경인데, 여기선 흔히 보였다. 생각해보니 친구랑 손잡고 이야기하거나 한건 초등학교때나 하지 않았으려나? 사회생활하면서 손잡는건 인사하면서 악수할때 뿐인것 같은데, 여기서는 인사도 긴데, 그 긴 인사를 나누는동안 손을 꼭 잡고 있더라. 참 뭐랄까 그네들만의 정이란게 뭔가 있는가보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부러운게 내가 어렸을적에 친구들과 정을 나누던 방식들을 그들은 어른이 되서도 계속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것들을 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가지고 있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