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된지는 몇년된 컬럼이지만,
정준호씨의 기생충컬럼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과도하게 일반화된 정보가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필자의 지적이 틀리다면 이 또한 문제제기를 통해 바로 잡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당 컬럼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면병의 원인인 체체파리를 통해 아프리카의 슬픈역사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식민지배세력의 우매한 정책으로 인해 아프리카대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체체파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면병의 발병이 높아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과적으로, 높아진 수면병으로 인한 원주민들의 인구감소는 유럽인들이 해당 지역을 개발할때에 부딪힐 각종저항의 감소로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식민개발을 가속화시켰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역사를 다룬 컬럼자체의 내용은 훌륭합니다. 다만, 컬럼 초반에 있는
“아프리카 중부 지방 전역에 퍼져있는 수면병”
이라는 문구가 다소 맘에 걸렸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 본 컬럼을 보신다면, 아프리카에 가기만 하면 무조건 수면병에 걸릴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우려가 되더군요..
2001년 WHO는 수면병을 컨트롤할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시작합니다. 1960년대에도 이러한 시도가 있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었죠.
하지만 새로이 시작된 이 프로젝트로 인해 2009년에는 보고된 발병수가 만건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9878건). 2012년에는 7,216건만이 보고 되었죠.
이러한, 성과를 본다면 컬럼에서 언급한 ‘아프리카 중부 지방 전역에 퍼져 있는 수면병’이라는 표현은 좀 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관리되고 또한 감소되고 있는 질병이라는 것이죠.
아울러 국가별로 살펴본다면 한해 1000건 이상 발병이 보고 되고 있는 나라는 DR콩고뿐입니다. 지난 10년간의 자료에서도 보고된 발병건수의 70% 이상은 모두 DR콩고였습니다.
“아프리카 36개국을 뒤덮고 있는 체체파리 서식지”라는 문구로 인해 자칫 독자들이 아프리카의 대다수 국가에서 수면병이 발병하고 있구나 하고 착각하면 안된다는 거죠.
심지어 기사에서 언급된 36개국중 베넹, 보츠와나, 부르키나파소, 부룬디, 에티오피아, 감비아,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말리, 모잠비크, 나미비아, 니제르, 르완다, 세네갈, 시에라리온, 스와질랜드, 토고등은 지난 10년 이상의 기간동안 단 한건도 발병이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다시한번,
“아프리카 중부 지방 전역에 퍼져있는 수면병” 이란 문구는 어찌보면 지나친 일반화로 인한 오류로 봐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최근에 민통선부근에서 말라리아가 간간히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일반화해서
“한국 전역에 창궐하고 있는 말라리아”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내용의 전달로 인해 아프리카를 더욱 먼 대륙, 불확실성이 높은 곳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대되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 http://www.who.int/trypanosomiasis_african/country/en/
– http://www.who.int/mediacentre/factsheets/fs259/en/
– 더아프리카
######### 원 문 (출처: 청년의사,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2052500041) ########
[칼럼] ‘체체파리’에 숨겨진 아프리카의 슬픈 역사
작성일 : 2012-05-31
아프리카 중부 지방 전역에 퍼져있는 수면병은 흡혈 파리의 일종인 체체파리가 옮긴다. 아프리카 36개국을 뒤덮고 있는 체체파리 서식지는 흔히 체체벨트(tsetse belt)라 불리며, 아프리카 중부 지방 거주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아프리카 중부 지역에 체체벨트가 생겨난 데는 슬픈 역사가 숨겨져 있다.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침탈이 절정에 이르렀던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군대가 에티오피아를 점령하고 군대를 주둔시키기 시작했다.
1887년 에티오피아에 주둔지를 마련한 이탈리아군은 식량 조달을 위해 인도에서 여러 가축들을 들여왔다. 하지만 인도양을 건너온 것은 가축뿐이 아니었다. 가축의 몸속에는 우역 바이러스(rinderpest)가 숨어있었다.
우제류(소, 양, 돼지 등 발굽있는 동물들을 통칭한다)를 감염시키는 이 질병은 보통 우역이 만연한 지역에서는 큰 피해를 입히지 않지만, 새로이 유입된 지역에서는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본래 아시아에서 유래해 18세기 유럽에서도 여러 차례 유행을 일으킨 바 있는 우역은, 아프리카의 심장부에 쏟아져 들어갔다.
불과 10년 만에 아프리카 전역이 우제류에 의해 점령당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프에서만 소 250만 마리 이상이 죽었다. 역사 학자들의 추정으로는 아프리카 전체 가축 중 80~90%가 죽었다고 한다. 비단 사람이 기르는 가축뿐 아니라 야생 동물인 물소, 기린 등의 피해도 극심했다.
대형 초식동물이 생태계에서 사라지면서 대형 육식동물의 수도 급감했다. 아프리카 전역의 생태계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본래 새싹들과 풀들을 지속적으로 솎아주며 자연 속 원예사 역할을 하던 초식동물이 사라진 곳은 무성한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이게 됐고 체체파리에 이상적인 환경이 됐다.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그만큼 수면병의 발병 빈도도 높아지게 됐다. 사람뿐 아니라 가축의 수명과 체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가축 수면병의 빈도도 늘어나 목축을 하거나 동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것도 힘들어졌다. 이런 변화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실제로 동아프리카에 살아가던 마사이족은 멸절에 가까울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원주민이 사라진 체체벨트 지역을 이상적인 개발지역으로 생각했다. 결국 우역으로 시작돼 수면병까지 번진 이런 질병 유행은 중부 아프리카로의 식민개발을 촉진시키고, 남북아프리카의 교류를 막는 장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