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폰테인 Bleomfontein 에서..
4.27일 블룸폰테인의 가을은 확실히 더반보다 춥다. 숙소의 이불이 상당히 두꺼웠지만 그래도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어제 무리해서 달린 덕분에(?) 오늘은 여유있는 아침을 맞았다.
남아공 가을 아침이 쌀쌀하지만 참 맑아서 시포와 손잡고 숙소 근처를 가볍게 산보하였다.
마치 커피광고 속 커피 향을 음미하는 주인공처럼, 아침이 주는 냄새를 맡으며 걷는다.
미세먼지 free 청정 공기와 높은 하늘과 손잡아주는 시포 덕에 소소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
숙소 앞 놀이터를 한바퀴 채 다 돌기도 전, 낯선 이방인의 산보에 흥분한 동네 개들이 짖는다.
늦잠 자고픈 주민들도 있을테고 온 동네 사람들을 이른 아침에 깨울 수는 없어 산보를 접고 아침을 먹으러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저렴한 숙박비에 조식이 공짜라 탄수화물 조금 주겠거니.. 하고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베이컨, 소시지, 계란까지 나와서 단백질도 야무지게 배불리 먹었다. 👍
아침식사 후 체크아웃을 하고, 근처 로치 로간 워터프론트 Loch logan waterfront 로 향했다.
내륙지방에 위치한 블룸폰테인의 워터프론트는 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를 모델로 인공호수를 파서 지었다고 하는데,
사진에 보이는 이 각도의 샷은 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를 살짝 닮아있긴 하다.
오션바스켓(남아공 해산물 레스토랑) 홍보용 배 위에 앉아있던 가마우지 한 쌍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실, 나는 새에 대해.. 까마면 까마귀… 정도 지식 수준이라, 까마귀인가 시포에게 물으니 가마우지라고 알려줬다.
멋.쟁.이 😍
살짝 쌀쌀한 기운이 감돌아, 몰 안으로 들어갔다. 몰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높았다.
에스컬레이터 아래로 내려다보는데 순간 아찔했다.
저 실내 인공 폭포벽을 바라볼때, 두바이몰 실내 인공 폭포벽이 연상되었다.
물론 두바이 몰에 비해 규모도 작고 디자인도 다르지만 왜 그랬는지 순간 두바이몰이 떠올랐다.
시포에게 이야기하니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것 같다고 한다.
정확한 사진을 놓고 비교한다면 ‘물이 흘러내려오는구나’만 같겠지만,
보이는 것 이면에 느껴지는 것.. 말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것.. 이 닮았었나보다.
잘 자고 있는 오리 찍으려고 핸드폰을 꺼내들고 다가가니 깬다. 한발짝 뒤로가니 다시 목을 감는다.
잘 자던 오리깨우기를 마지막으로 짧은 블룸폰테인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블룸폰테인’ 지역명을 그쪽 현지 흑인 소토어로 ‘망가웅 (Mangaung)’이라고 하는데,
Mangaung은 ‘치타의 도시’를 뜻한다. 치타의 도시를 치타만큼 빠르게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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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라프 레이넷 Graaff-Reinet 으로 가는 길!
다음 목적지 흐라프 레이넷을 향해 다시 고속도로를 올랐다. 끝없이 쭈욱 뻗은 고속도로가 시원시원하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차에 기름도 가득 채워주고, 화장실도 가고,
저 멀리 산들이 가까워 지는 것을 보니 곧 흐라프 레이넷에 도착하려나보다.
1786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 의해서 설립된, ‘흐라프 레이넷’은 케이프타운, 스텔렌보쉬, 스웰렌담을 이어 4번째로 오래된 도시이다. ‘흐라프 레이넷’ 도시명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텐데, 과거 케이프 식민지 지배자 ‘코르네리스 야곱 반 데 흐라프 Cornelis Jacob van de Graaff’ 와 그의 와이프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매력적인 흐라프 레이넷에서의 이야기는 그럼 다음 장에서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