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Day -1
본격적인 출발전날 오후 5시, 예약했던 렌트카를 픽업했다. 픽업했던 곳은 Umhlanga Rocks 의 유로카브랜치.
내일 새벽 4시~5시사이에 출발 예정이기때문에 전날 미리 일찍 픽업을 했다.
픽업전에 두루두루 차량을 점검한 후, 집앞에 주차를 해놓았다.

마무리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필요한 것들은 미리 캐리어에 던져 놓았던지라 크게 추가할 건 없었다. 가면서 먹을 물이나 간식거리는 미리 장을 봐서 렌트카에 실어 놓았고, 남은건 옷가지랑 카메라같은 것들 뿐. 벌써 6시가 넘어 있긴 했지만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여행전의 흥분탓일까?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 하루 종일 운전하려면 좀 자둬야 하는데, 8시부터 침대에 누웠건만 말똥말똥하다.
새벽 1시…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데, 한시간도 못자서 모기가 있는지 발이 간지러워서 깼다. 찾아봐도 모기는 없네…
다시 자려고 하니 정신이 말똥말똥, 이럴땐 핸드폰이나 -_-;;;;;
# 1일차 – 1,100km 이동하는 날
5. 프리토리아로 투표하러 출발!!

어느순간 잠이 들었나본데, 알람이 울린다. 새벽 4시…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4시 30분… 진흘레를 깨웠다. 나와 마찬가지로 진흘레도 잠을 많이 못잔듯…
전날 많이 자야 2시간 정도 잔듯 싶다. 오늘 하루종일 운전을 해야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은 정신이 맑다.
밖에 세워뒀던 차를 주차장으로 옮긴 후 내린짐을 싣고 드디어 출발한다. 벌써 5시가 넘었다.
참고!!!
남아공에서는 어두울때 차를 운전하는게 좀 위험한 편이다. 일몰후, 일출전에 생각보다 도로에서 카하이젝킹이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 파인타운 근처에서 새벽녘(오전 5시 전후)에 고속도로에서 카하이젝킹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하여 가급적 어슴프레하나마 해가 뜨기 시작할때 출발하기로 했다.
이렇게 더반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본건 4년전인가, 처음 남아공에 도착해서 진흘레의 일처리때문에 프리토리아 대사관을 방문할때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대사관이 목적지였네 -_-;;;
이른 아침의 도로엔 생각보다 차가 많았고, 안개도 자욱했다. 솔직히 차가 많아서 안심이 됐달까…

남아공은 고속도로가 잘 갖춰져 있다. 이렇게 왕복 4차선의 도로(중간중간 주요 도시를 지날때는 왕복 8차선이상으로도 확장된다)가 프리토레아까지 뻗어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다른점은 우리나라는 진입과 출입시에 톨게이트가 있지만, 남아공의 고속도로는 가는 중간에 아주 가끔씩 톨게이트가 나온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하이패스와 유사한 e-Tag시스템이 보급되서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과금이 된다. 우리가 렌트한 차에도 이 e-tag 디바이스가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돈을 냈는데, 그냥 가라는거다. 뒤늦게서야 e-Tag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_-;;;; 물론, 후불로 나중에 정산이 되겠지…

쭉쭉 뻗은 길옆으로 농장들이 계속 늘어서 있고, 거기에 드문드문 소들이 노닐면서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우리네 좁은 축사의 소들과는 사뭇 다른, 매우 여유로운 모습이라서 보기가 좋았다. 이래서 여기 소고기가 그렇게 맛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2017년 5월 현재 소고기 가격은 1 Kg에 80란드 전후, 우리나라돈으로는 7,000원 전후가 되겠다. 등심(Chuck) 기준.. 맛있는데 가격도 싸다..)
가도가도 끝이 없이 펼쳐지는 평원과 저멀리 보이는 낮은 산들을 보면서 왜 수백년전에 네델란드 이주민들이 기를 쓰고 이곳에 정착하려 했는지 이해가 된다. 가도가도 비옥한 땅만 있는데, 탐이 나지 않았을수가 있나….
약 7시간을 달려 낮 12시가 넘어서야 대사관에 도착했다. 나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후, 다시 블럼폰테인으로 500여 킬로미터를 가야하기에 대사관에서 가까운 중식당에서 식사를 간단히 하고 바로 출발했다. 낮선도시로 가는 것인지라, 가급적 해지기 전에 도착하는게 안전할 것 같았다.
블럼폰테인 Bloemfontein 으로 고고!!
프리토리아까지 600여킬로미터를 달려왔지만, 아직도 가야할길이 멀다. 다음부터는 절대 다시는 이런 무리한 일정은 잡지 않으리라!!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블럼폰테인까지는 484km, 식사를 하고 출발을 하니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도착예정시간은 6시! 가급적 해가 지기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했다.

블럼폰테인까지는 N1 고속도로를 타고 쭉 달리면 된다. 요하네스버그쪽을 지나올때 차량 통행량이 많을 뿐, 외곽으로 빠져나오면 그다음부터는 상대적으로 차량통행량이 줄어든다. 다만, 우리가 타고왔단 N3 고속도로가 대체로 왕복 4차로(도시주변 제외)였던 반면, 이쪽은 왕복 2차로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차량 추월등 무리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아래 사진처럼, 맞은편에서 차가 오고 있지만,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고로 조심하자. 다행인건 과속을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교통법규를 잘 지킨다는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점선인 경우에만 대체로 추월을 하고, 실선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차량이 무리한 추월을 하지 않는다.

남아공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20km, 도시주변은 100km이다. 하지만, N1고속도로에는 N3 고속도로보다 상대적으로 과속단속카메라가 적다. 그러다보니 빠른 속도로 과속을 하는 차량들이 많다. 추월할때에도 반드시 뒷편의 상황을 확인하고 추월하도록 하자. 우리나라와 운전석이 반대이므로 처음 운전을 하는 사람은 헷갈릴수 있지만 그럴수록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는 수시로 확인하도록 하자.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국가에서 오토바이의 고속토로 통행이 가능한데, 이는 남아공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퀵서비스처럼 차량 사이사이를 칼치기하는 경우는 많이 없지만, 그래도 어마무시한 속도로 뒤에서 달려와 쌩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차선변경시 특히나 조심해야한다.

블럼폰테인으로 오는중에 크론스타드 Kroonstad에서 도로가 살짝 헷갈렸다. 좌측으로 빠져야 N1으로 가는건데, 우측(당시에는 직진으로 생각되던)으로 빠지는 바람에 R34 국도로 웰콤 Welkom을 거쳐 블럼폰테인으로 가게 되었다.
블럼폰테인에 도착한건 저녁 6시경, 다행히 숙소가 고속도로출구에서 가까워서 생각보다 바로 찾을수가 있었다. 구글신에게 감사드린다. 구글맵이 없었더라면 또 엄청 헤맸을듯 싶다. 우리가 묵게될 게스트하우스가 주택가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도착해서는 낮에 차이니스레스토랑에서 남겨왔던 음식과 현지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거의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