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포트 웨스트 Beaufort west
보포트 웨스트는 그레이트 카루 Great Karoo 지역에 위치한 도시 중에 가장 큰 도시라 ‘카루의 수도’ 로 알려져있다. 또한 1818년, 카루중심부 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최초의 이름은 당시 케이프 식민지 시절 통치자 ‘찰스 헨리 서머셋 Charles Henry Somerset’경의 아버지 5대 보포트 공작에서 따와 ‘보포트 Beaufort’로 칭했다. 이후 이스턴 케이프 지역의 ‘포트 보포트 Port Beaufort’와 명칭이 혼돈되여, 뒤에 west를 추가해 보포트 웨스트로 불리게 되었다. 카루의 수도라고 해도 시내 중심가는 전날 묵었던 흐라프 레이넷보다도 작게 느껴진다.
이 도시 출신의 가장 유명한 인물은, 1967년 세계 최초의 인간 대 인간 심장 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크리스천 버나드 Christiaan Barnard’ 박사이다.
우리가 갈 보포트 웨스트 숙소는 카루 국립공원과 차로 15분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숙소는 최근 리모델링을 했는지 모던하고 깔끔했다.
오늘 우리가 예약한 숙소에 묵는 유일한 게스트였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숙소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이나 해볼까 했는데, 수영장 물위에 동동 떠있던 여러 종류의 왕나방들을 보며 생각을 바로 접었다. 나의 수영실력도 물에 동동 뜨는 정도인데, 나방들과 함께 떠있는 그림을 상상하니 갑자기 날씨가 춥게 느껴진다. 식사나 하러 가야겠다. 숙소의 호스트 엠마에게 근처 맛집을 좀 알려달라고 했다. 양농업이 유명한 도시답게 엠마가 알려준 레스토랑 이름도 ‘4 sheep restaurant’!
위치는 칼텍스 주유소 뒤편에 있었다. 체감적으로 흐라프 레이넷보다 작다고 느껴진 이유가 근처 갈만한 식당이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레스토랑 전면 사진을 안..찍었나보다. 아쉬운 대로 간판 사진으로 대신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양이 유명한 동네에서 나는 치킨버거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쪽 동네에서 생산하는 수제 맥주 ‘더 쿠두 The Kudu’라는 이름의 라거를 시켰다. 우리 시포는 램커리와 딸기맛 밀크쉐이크를 주문했다. 중국에서 살때 양고기 꼬치를 하도 하도 많이 먹어서 물린 탓인지,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가면서 양고기를 거의 잘 먹지 않게 되었다. 왜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이 녀석은 라거인데도 바디감이 생각보다 묵직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 도시는 N1 고속도로를 끼고 있어 조벅 – 케이프타운을 경유하는 많은 운전자들이 하루 쉬어 가기에 좋다. 그래서 그런가 도시 시내 중심가에 숙박시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건물 하나 건너 하나에 게스트하우스, 여관, B & B 등등이 보인다.
시포와 나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일정을 정리한다.
내일이면 시포와 나는 남아공 입법수도 케이프타운에 도착하고, 내일부터는 언니들과 함께 4명이서 가든루트와 와일드 코스트 라인을 따라 더반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보포트 웨스트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차로 5시간이면 도착을 한다. 언니들의 내일 스케줄은 희망봉쪽 여행을 갔다가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서 우리와 만나는 일정이라, 시포와 나는 케이프타운에 여유있게 도착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시포가 준비해온 론니 플래닛을 급히 꺼내 읽는다. 엠마가 추천해준 4 sheep 레스토랑이 물론 맛은 있었지만, 내일 또 가고싶지는 않았다. 시포와 나는 아침을 먹으러 갈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찾기 시작했고, 마침 내일은 토요일이라 플리마켓을 여는 곳이 있겠구나 라고 생각한 뒤, 플리마켓을 여는 근처 다른 도시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프린스 앨버트 Prince Albert’ 구글맵으로 보니 보퍼트 웨스트에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방향이고 1시간 반 정도 떨어져있어서, 공복상태를 유지하고 달리기에도 적합할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내일 일정을 정하고, 시포가 우려준 아주 진~한 필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시포와 나, 두 사람의 마지막 여정기, 프린스 앨버트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