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스 앨버트 Prince Albert 로..
어제 갑작스레 결정된 프린스 앨버트행! 프린스 앨버트를 가서 시포와 내가 할 일은 아침식사하기!
아침식사를 하려고보니 보포트 웨스트 숙소에서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서둘러 출발해야했다.
아침에 후다닥 짐을 꾸려서 차에 싣고, 공복으로, 구글맵을 켠 뒤, 프린스 앨버트로 향했다.
구글맵신이 알려주는 최단거리로 달리고 있는데, N1 고속도로를 한참 타고 내려가다가 R353에서 좌회전 하라는 안내가 나온다. 구글맵의 안내에 따라 좌회전을 하고보니 비포장도로가 펼쳐진다. 비포장도로로 30-40분은 더 달려야 할 것 같다. 순간 판단력이 뛰어난 시포는 바로 유턴을 한다. 우리는 N1을 따라 좀더 가다가 다음 길에서 좌회전을 하기로 한다. 그 길도 비포장이라면 그건 운명이다. 생각하고 달려보니 R407도로는 포장이다.
시포의 빠른 유턴으로 인해 우리는 포장도로로 편하게 프린스 앨버트로 달렸다.
프린스 앨버트로 가려는 로드트립 여행자들은 R407을 타고 가면 편하게 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듯!
R407길을 따라 달리다보니, 스왈트버그 산 Swartberg mountains 과 프린스 앨버트에 다왔음을 알리는 글씨가 보인다.
프린스 앨버트는 건조한 그레이트 카루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비교적 강수량이 풍부한 스왈트버그 산자락 끝에 위치해 있어서, 1762년에 ‘경작이 풍부한 계곡이라는 의미의 Kweeckvalleij (De Queekvallei 라고도 씀)’ 농장이 세워지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Kweeckvalleij 농장이 있던 위치에 현재는 ‘Gay’s diary’ 가 있는데, 여러 가지 유제품들을 판매한다. Kweeckvalleij 농장의 당시 모습을 1778년에 네덜란드의 탐험자이자 군인이며, 예술가이기도 했고, 언어학자이기도 했던, 로버트 야콥 고든 Robert Jacob Gordon이 그림으로 남겼는데, 그 원본은 현재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프린스 앨버트는 스왈트버그 산맥에 둘러쌓여, 남아공에서 가장 예쁜 작은 도시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시포와 나는 케이프타운까지 달려가야하기에 스왈트버그 산 안쪽까지 둘러보지 못하고, 곧바로 프린스 앨버트 마을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는 플리마켓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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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스 앨버트 플리마켓 Prince Albert Flea market 에서..
플리마켓에 도착하자마자 나의 첫마디는 ‘작다!’ 였다. 우리 더반집 근처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플리마켓보다도 작았다. 하지만 도시가 너무 예뻐서 플리마켓 작은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진으로 보이는 요만큼이 다였다. 조금 더 크게 보이려나 싶어서 줌인 확대해서 찍으면…
조금 더 커보이긴 한다.
작은 규모라 시포와 나는 식사를 하기 전 먼저 한 바퀴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이쪽 지역에 유명한게 올리브와 무화과, 살구 등이 있는데, 내가 올리브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차에서 이동하면서 먹기에 편한 말린 무화과를 한 봉지 샀다.
무화과는 먹고 없어질거라 무언가 기념으로 남길만한걸 사고싶어서 둘러보던 중, 동물 모양으로 조각된 중고 스탬프를 발견했다.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기린, 개구리 등 4종류의 동물 모양이 조각된 나무를 20란드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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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스 앨버트 Prince Albert 마을 전경
이제 플리마켓 구경와 쇼핑은 끝났으니 아침식사 할 곳을 찾아 마을을 다녀보기로 했다.
플리마켓 바로 근처에 박물관과 관광안내소가 있다.
저 박물관은 원래 1906년 맞은편에 위치한 스왈트버그 호텔 Swartberg hotel의 주인이 거주했던 곳인데, 후에 1954년부터 1978년까지 병원으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이 마을에서 독특하게 눈에 들어온 부분이 물줄기 흐르는 관개수로인데, 현재까지 이 마을 사람들은 스왈트버그 산에서 물을 끌어서 수로로 이어서 마을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위에 야채를 파는 트럭사진 옆에도 수로가 나있고, 그 아래 사진에도 오른편에 보면 수로가 보인다. 박물관 사진에도 다리를 건너게 되어 있는 아래쪽에 수로가 흐르고 있다.
박물관 근처에서 소위 멍때리고 있는 듯한 개가 귀여워서 찰칵!
아침 식사를 할 곳을 찾다가 저 ‘coffee shop’ 간판에 이끌려 들어가보니, 우리가 들어간 곳이 스왈트버그 호텔 Swartberg hotel 식당이었다.
이 호텔도 100년 이상된 곳이라고 하니, 나름 역사적(?)인 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길 곳곳에 세워진 그림그려진 저 쓰레기통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 마을의 역사 혹은 건물의 역사 등등을 직접 손으로 그려넣은 것이라고 한다. 조금 더 줌인해서 찍어올걸 그랬나보다.
나는 커피와 팬케이크로 싼 랩을, 시포는 차와 크루아상과 베이컨 계란을 시켰다. 함께 나온 토마토 소스도 맛있게 잘 먹고, 케이프타운으로 떠나기 전, 예쁜 프린스 앨버트 마을을 조금더 구경했다.
우리가 직접 가보지 못한 스왈트버그산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에서 사진으로 대신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다.
플리마켓은 정말 작아서 누군가 플리마켓을 구경가고 싶다했을 경우, 추천하지 않겠지만, 이 마을 자체가 주는 소소하고, 아기자기하고, 정감가는 느낌은 정말 좋다. 이 마을을 걸을때, 미드 길모어걸스가 떠올랐다. 서로서로 옆집 누구인지 다 알거 같은, 건물들도 예쁘고 사람들도 여유있는거 같고,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서 둘러봐도 좋겠다 싶다. 아니면 다음엔 4X4차로 스왈트버그 패스 루트를 돌고 이 마을에서 1박을 하면서, 여기가 밤에 별을 그렇게 많이 볼 수 있다하니, 밤에는 별 동무 삼아 여행하는 루트를 세워야겠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남아공 유명한 작가, 존 쿳시가 어린시절 이 마을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 <추락>에서 주인공이 그의 제자에게 밤하늘의 별을 보라고 했던 장면, 물론 두 사람의 관계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전혀 다르겠지만, 존 쿳시는 혹시 프린트 앨버트 하늘의 별을 떠올리며 쓴 것은 아닐까 싶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시포와 나는 케이프타운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선다. 짧은 여정에 아쉬움이 남았는지 시포가 다시 한 번 핸들을 과감히 돌린다. 반대편에 있던 130년 이상 된 big gum tree 사진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이젠 정말 케이프타운을 향해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