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 산 Table mountain 가는 길
어제는 언니들과 조우했다면, 오늘은 본격적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오늘의 아침일정은 언니들을 테이블산에 데려다주고, 시포와 나는 작년에도 테이블산을 왔었기에, 시포가 안가본 라이온스 헤드 Lion’s Head 와 시그널 힐 Signal Hill 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숙소에서 눈을 뜨니 비가.. 온다. 다행히 많이 오지는 않지만, 비님 덕분에 날씨가 구리다. 언니들 테이블 산 정상에서 구경할때, 날이 맑아야 펼쳐지는 전경을 더 잘 볼 수 있고 예쁠텐데.. 걱정 반 + 비가 더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반 으로 테이블산으로 향했다.
테이블산은 이름 그대로 산 정상이 탁자처럼 평평해서 붙여진 이름의 산이다. 케이프타운 최고의 랜드마크 중 한 곳이기도 하고, 실제 네이버에서도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대신 테이블 산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면..
1. ‘레드 버스‘라고 불리는 ‘시티 사이트시잉 City sightseeing 버스’ 이용
주요 관광지를 도는 루트인데, 1일 정액권같은 티켓을 구매하고 케이프타운 시내쪽 주요 관광지를 함께 구경할때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https://www.citysightseeing.co.za/stops/entry/table-mountain-cableway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고 자세한 루트며 설명을 볼 수 있다.
2. ‘마이 시티 My Citi’ 대중교통버스 활용하기
남아공 대중교통이 외국인에게 불편하다고 하나, 케이프타운은 비교적 다른 남아공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잘되어있는 편이다. 마이시티 버스가 테이블산 매표소 입구까지 운행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https://myciti.org.za/en/routes/interactive-routes/table-mountain/ 사이트에서 마이시티가 운행하는 루트맵을 다운받거나 맵으로 확인하고 버스 운행시간표 등등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3. 택시나 렌트카로 이동
택시: 내가 예전에 케이프타운에 거주했을때도 몇번 탄 적 있던 Rikkis 이 외, Cab X Press / Champion Taxi’s / Cumfy Cabs / Douties Transport / Excite Meter Taxis / Flag A Cab / Grab A Cab / Intercab Meter Taxis / Unicab 등등이 있다.
렌트카 정보는 프롤로그편에 여행 준비하기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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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산 케이블카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기
도착했을때는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않았다. 구름이 많이 끼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테이블 산 매표소 입구에 도착했다면, 케이블카 티켓을 구매해야한다. 2017년 현재 성인 왕복 255란드이다. 혹시 학생이라면, 금요일마다 학생 특별 할인을 해주니까 유효한 학생증을 제시하면 왕복 130란드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야하는데, 온라인이나 혹은 다른 곳에서 티켓을 구매해서 티켓을 소지하고 있다면 녹색 표시 아래로,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빨간색 안내표가 있는 아래쪽으로 가서 줄을 서면 된다.
내 순서가 되었다면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저 나무 뒤가 매표소이다. 카드나 현금 모두 가능하다. 매표소는 8시부터 오픈하는데, 은근 줄이 길거나 혹은 단체 관광객 버스가 여러대 들어올 경우,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소요가 될 수 있다.
케이블카 표 구매가 끝나면, 케이블카를 타러 옆으로 이동!
타고 올라가서 테이블산의 전경을 마음껏 즐기면 끝! 테이블산의 케이블카는 360도 돌면서 가기때문에 모든 전경을 다 볼 수 있으니 안에서 굳이 목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아침일찍 비가 와서 다행이었던 사실은 매표소에 대기줄이 없어서 언니들은 대기하지 않고 바로 표를 사서 테이블산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 테이블 산
이번 여행에서 시포와 나는 정상을 찍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찍은 사진과 2013년, 2011년에 찍었던 사진 중에 몇장 함께 올린다.
라이온스 헤드 전경
테이블 산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바위너구리 Dassie” 운이좋다면 이녀석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귀엽게 생겼다고 만져보려고 하면 큰일난다. 귀여운 외모지만 성질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2013년에 찍었던 라이온스 헤드와 시그널 힐, 그리고 조금 흐리지만 바다쪽에 동그랗게 있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수감되었던 것으로 유명한 로빈 아일랜드 섬 사진!
2011년에 테이블 산 등반 중에 찍은 사진
테이블산은 등산 루트도 여러 루트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Platteklip Gorge 루트로 등반한 적 이 있었는데, 내 인생에서 가장 목놓아 울고 싶었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저 루트는 보통 성인들 기준, 2시간정도 소요되는 루트인데, 나 같이 평소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이 전부인 사람들은 3시간을 잡아야한다. 내가 가져갔던 물 1.5리터와 함께 내 속도에 맞춰서 가주던 고마운 몇몇 친구들의 물까지 얻어 마시며 힘겹게 정상에 도착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케이블카 편도권을 끊어서 내려왔다. 한줄로 테이블산 등반 후기를 요약하면, 태양을 등에 엎고 바위 계단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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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스 헤드 Lion’s Head + 시그널 힐 Signal Hill 로..
언니들을 테이블산에 내려준 뒤, 시포와 내가 찾은 라이온스 헤드와 시그널 힐! 라이온스 헤드와 시그널 힐 (사자의 옆구리, 엉덩이)은 합쳐서 사자 스핑크스의 형상과 닮았다고 하는데, 사실 내 눈엔 라이온스 헤드가 사자의 머리로 보이진 않는다.
등산객에게 인기가 많은 라이온스 헤드! 등산을 원한다면 테이블 산보다 라이온스 헤드쪽을 추천한다. 마지막 마무리 헤드쪽 올라가는 사다리타는 곳만 빼고는 등산하는 루트는 완만하며 어렵지 않다. 등산을 못하는 나도 큰 문제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나 보름달이 뜰때면 풀문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해 꽤 붐비기도 한다. 예전 기억에, 쪼리 신발을 신고 뒷동네 산보하듯 나온 현지인들도 꽤 있었다.
출발하기 전, 입구 앞에서 너도 나도 인증샷을 찍는다.
시포와 나는 길을 더 달려 시그널 힐쪽으로 향했다. 한국어로 호로새 혹은 뿔닭이라 불리는 기니파울들이 도로를 지난다.
시그널 힐에 도착해서는 블랙이글이랑 닮아보이는 용맹한 까마귀가 쉬고 있다.
시그널 힐에서 바라보는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 나름의 운치가 있다고 하나, 구름낀 날씨가 아쉽긴 하다.
그리고 케이프타운 유명한 ‘보캅 Bo-kaap’ 마을 전경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시장하면, 유럽 등지로 팔려나갔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이 보캅마을은 아시아에서 노예가 유입이 되어 형성된 마을이다.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에서도 당시 네덜란드가 식민지 건설을 위해 종교적 박해를 자행했었고, 특히나 이슬람교도들의 저항이 거셌다. 네덜란드인들은 강력히 반발하는 저항세력들 중 일부를 색출해 노예로 케이프타운으로 보냈다. 케이프타운은 당시 네덜란드계 보어인들이 원주민 코이코이족들을 몰아내고 점령하고 있을 때였다. 그렇게 모여진 이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형성한 마을이다. 남아공에 이슬람교도는 전체 인구의 1.9프로에 불과한데, 보캅마을은 그 대표적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언니들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시포와 나는 다시 테이블 산으로 향했다. 테이블 산에서 내려온 언니들의 업된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우리는 스텔렌보쉬쪽으로 이동한다.